얼마나 그리웠을까
부엉바위에 올라 팔베고 누워
푸른하늘을 보던 어린 시절이
그땐 꿈꾸지 않았으리
노동운동도 국회의원도 그리고 대통령도
다만 봉화산 소나무마다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떠나는 송화처럼
사랑을 꿈꾸었으리라
돌 어깨 틈에서 새어나온 작은 물줄기로 옹달샘을 이뤄
어치 다람쥐와 벗하며 일가를 이룰 수도 있었을 것을
어쩌랴
강물이 되어 버린 것을
육십삼 성상 절반이 넘는 세월을
세찬 강물에 뛰어든 것을
폭포로 내동댕이 처지면서도 다시 솟았고
물비늘처럼 일어섰던 환호 속에서 절망했다
그러다가
흐를수록 깊어진 강바닥에서
그는 목어의 울림처럼
부엉이 울음을 들었을게다
고향땅에 아무렇지도 않은 소나무 하나 키우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구나
5월의 새벽바람이 그의 몸을 관통했다
그리고 어린시절 그토록 편안했던 바위에 누웠다
밤새 짖던 부엉이 울음이 그예 그쳤다
날이 밝아 사람들은
봉화를 올리듯 촛불을 켜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댓글목록
양재은님의 댓글
양재은작성일
ㅠ,ㅠ 정말 슬픕니다~~
최원영님의 댓글
최원영작성일
오늘 처음 방문한 식구입니다. 이글은 보고 따뜻한 위로를 받고 주문하고 갑니다..
종종 뵙겠습니다.